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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브라도 리트리버 일상 - 반려견 두부 첫 눈

    3년 전 겨울.

    사실 지금 올리는 사진이 첫눈 올 때는 아니지만,

    그전에도 몇 번 왔지만,

    사진처럼 수북이 쌓인 눈은 두부에게는 처음이므로

    이때를 첫눈이라 칭했다.

     

    이렇게 눈이 올 때면 사람들은 산으로 오질 않는다.

    눈이 휘몰아 치니 그런 것 일 수도 있고, 

    미끄러우니 그럴 수도 있고..

    하지만 우리에게는 곧 기회다.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몇 년의 경험상 이렇게 눈이 휘몰아칠 때면 사람들은 절대 산으로 안 온다.

    그래서 몽이와 두부를 풀어놓고 천천히 올라간다.

    물론, 혹시 모르니 사주경계는 언제나 철저히.

     

    아무도 밟지 않은 눈.

    그 위로 걸으면 기분이 좋은데,

    이 놈들도 그럴까.

    역시나 몽이 옆을 졸졸 따라다니는 두부.

    사람이 없어서 좋기도 하지만,

    나무에 눈꽃이 피니 더 좋다.

    그리고 비가 오거나, 눈이 온 당일의 산 공기는 너무나도 시원하다.

     

    신난 두부

    눈이 신기하긴 한가보다.

    계속 먹어보고 발로 긁어보고, 내리는 눈을 점프해가며 입안에 넣어보기도 하고.

     

    저때의 두부는 표정이 많지 않았다.

    기분이 좋은 건지, 웃고 있는 건지, 뭣이 불만족인지, 원하는 것이 뭔지.

    그저 뚱한 표정이었다.

     

    지금은 감정표현이 얼굴에 다 드러나서

    웃고 있는지, 슬픈지, 삐진 건지, 뭘 하고 싶은지

    다 알 수가 있다.

    몽이 한테 혼나기 2초전

    두부가 저렇게 뛰어와 장난을 치면 몽이는 아주 그냥 시원하게 두부를 패대기치곤 했는데

    지금은 두부가 저렇게 몽이한테 뛰어오면

    몽이는 기겁하고 내 뒤나, 나무 등등을 이용해 자기 몸을 숨긴다.ㅋㅋㅋㅋ

    몽이도 두부가 감당이 안되나 보다.

    안 춥니?

    작년 2019년엔 눈이 별로 안 왔는데..

    올해에는 눈이 좀 많이 왔으면 한다.

    몽이도 눈을 참 좋아해서

    눈이 오는 날은 어떻게든 밖에 나가려 하고, 나가고 싶은 마음을 우리에게 강력하게 어필한다.

    예를 들면, 창밖을 쳐다보고 우리는 거들떠도 안 보거나,

    우리 눈앞에 와 앉아 우리를 뚫어져라 쳐다보거나

    신발장에 가서 안 나오거나..

    그럼 우린.. 힘들어도.. 추워도.. 몽이를 뎃고 나가서 실컷 놀아준다.

    개 이기는 사람 없다.. 적어도 우리 집은 ㅋㅋ

    이렇게 눈 속을 헤집고 2시간을 놀다 오면

    어김없이 뜨뜻한 곳을 찾아 몸을 맡기고 꿈나라로 향한다.

    나는 이제 애들 잘 동안 내 시간을 갖겠거니 하지만,

    나도 힘들어, 샤워하고 나면 노곤노곤 잠이 와 애들 옆에 누워 따뜻한 체온을 이불 삼아 눈을 부친다.

     

    정말 올해에는 눈이 많이 오기를.

     

     

     

    눈이 쌓인 날

    몽이와 두부가 너 옆에서 같이 놀고 있는 상상을 해봤어.

    하얀 배경속에 너희 셋이 놀고 있으면 정말 이쁠거 같아.

    정말정말.

    눈 오는날 우리 중무장을 하고 밖에 나가 놀자.

    춥다고 해서 집에만 있지 말고,

    야외 활동을 많이 하자.

    겨울엔 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맛이 있단다.

    같이 알아가면 되.

     

    - 언젠가 이 글을 보고 있을 너에게 남기는 서른여덟 번째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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