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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 - Stories/일상다반사

두번째 페이지.

忙中閑(망중한) 2020. 10. 16. 08:35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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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번째 이야기로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하다 '결혼' 이라는 얘기를 먼저 해야겠네요. 

    그래야 앞으로 내 옆에 있을 친구도 자연스레 소개도 될거 같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페이지가 스물번째, 사십번째 쯤 되면 '무엇을 기록할까' 라는 고민도 사라지고 

    자연스레 노트북 앞에 앉아 의식의 흐름대로 적어 내려가는 날이 오겠지요?

     

    오늘은 '결혼' 이라는 주제 중 '결혼식' 에 대한 기억을 기록해 보려합니다. 

     

    우리는 일반적인 결혼식 과는 다른 '가든 예식' 을 올렸어요.

    세상에 하나뿐이였던 우리 결혼식.

    전북 장수군 장계면에 위치한 "옛터가든" 이라는 곳에서요.

     

    왜 여기냐?

     

    "옛터가든" 이라는 곳이 어머니(장모님) 께서 운영하시는 삼계탕 전문점 입니다. 

    한때, 예식장도 겸해 운영을 하셨기에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예식을 올렸다고 하드라구요.

    지금은 연세도 드시고 힘에 부쳐 안한지 오래되고

    예식을 올리던 건물은 다른 용도로 사용 중입니다. 

     

    그래서 결혼 준비를 할 때 전 여기서 결혼식을 너무나도 하고 싶었습니다. 

    서울 놈이 여기까지 와서 식을 올린다? 지인들은?

     

    이기적이지만, 결혼식은 지인들을 위한 자리가 아니고

    나와 제 마누라를 위한 자리이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장소 우선이였고, 

    지인들이 안온다고 해도 그건 제게 있어 크게 고려 해야 될 상황이 아니였습니다.

    그래서 멀리까지 와준 지인들은 정말 너무나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로 아버지와 어머니(장인어른, 장모님).

    여태 다른 자식들 결혼식만 진행 하셨는데,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딸의 결혼식을 손수 진행하시고

    옛터가든 예식장의 쉼표가 아닌 마침표를 찍는게 어떠신가 제안을 하게 됩니다.

    두분다 너무나도 좋아 하시더군요.

    이런 누추한곳에서 정말 올려도 되냐. 손님들 괜찮겠냐. 니들 정말 괜찮냐. 등등

    해서 이곳, 앞으로 더 이상 진행될 일이 없는

    "옛터가든" 의 마지막 예식이 2019. 05. 11 진행 되게 됩니다. 

     

    오늘은 예식장 준비과정을 기록해 볼게요.

     

    저희가 올릴 예식장 평상시 모습입니다. 날이 너무 좋지요.

    이곳을 예식장으로 바꿔야 했어요.

     

    그렇게 시작된 작업들. 

    아버지가 정말 고생하셨지요.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던터라 주말 마다 짬짬히 내려와 아버지와 같이 작업을 했지만

    평일에는 아버지 혼자 하셔야 했기에..

    온통 흙이였던 뒷배경을 푸르게 꾸며야 했기에 아버지가 보리를 심으셨지만

    생각처럼 안크고 죽어버려서 자라지 않은게 많았습니다. 

    그래서 응급처방.

     

    "조화"

     

    시장을 돌며 적당한 조화를 구매해 여기저기 심었습니다. 

    정말 이곳저곳. 휑해 보이지 않게.

    조화에 들어간 돈도 꽤나 됩니다...

    저 사진이 조화를 심는 작업하는 사진입니다. 

    그것도 결혼 전날. 몇번 구를뻔도 하고.. 지금 생각하니 재밌네요

     

    사촌형님 중 무대장치 설치를 하시는 분이 계셔서

    무대 & 조명 & 음향

    전혀 신경 안썼습니다. 

    모든걸 다 진행해 주셨어요.

    너무나도 감사하지요.

    제 동생과 어머니는 식장을 만들고, 전 저 뒤에서 열심히 조화를 심고 있네요

    항상 며느리는 내딸이다. 내 딸 결혼식 꽃들은 내가 다 해줄거다.

    입버릇처럼 달고 살았던 어머니. 

    정말 직접 다 꾸며 주셨어요.

    전부다.

    그리고 주례대 뒤에는 멋진 분수가 촤악 올라올 예정입니다.

     

    아버지(장인어른)와 직접 만든 신부 대기실.

    눈에 보이는 저 골조 전부다 아버지와 같이 만들었네요. 

    있는것에서 천만 씌운거 아닙니다.

    직접 다 손수 제작 한겁니다. 

    오직 "소희" 를 위해. 

    물론, 아버지가 전부다 하셨지만요.

    정말 아버지 기술은...

    용접도 잘하셔서..이건 나중에 기회되면 올려보도록 하지요.

    완성된 신부대기실은 어머니(시어머니)가 달려들어 꽃으로 마무리 중입니다.

    지금은 태풍에 의해 천은 뜯겨 없지만, 

    저 꽃들은 건재 합니다. 

    가끔씩 저기에 앉아 사진 찍는 꼬마들을 보면 괜히 다 뿌듯 하더군요.

    완성된 신부대기실.

    정말 이쁘네요. 

    나중에 천을 다시 걸어놔야겠어요.

    입구 현수막

    입구에는 이렇게 현수막. 

    밑에 현수막이 발주한 크기보다 작게 와서 좀 아쉽지만

    하루전날 이기에 어찌 할 수 없으니 

    분쟁 일으키지 말고 그냥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저희 두 집안. 평상시 였으면 저런거 절대 못넘어 갑니다.....

    이렇게 마무리를 하고 같이 쏘맥을 먹었던 기억이.

    그리고 하루 전날 이기에,

    각자 자기 가족들끼리 보내기로 하고 흩어지게 됩니다.

     

    이것 외에도 떠오르는 것들이 많은데..

    그중 제일 제일 재밌던게

    손님들 자리에서 바라보다가

    눈에 띄는 노란색 물탱크.

    아버지가 그걸 보시더니 모양 빠진다면서 갑자기 포터를 끌고 어디를 후다닥 가시는 겁니다.

    한 30분 후에 오시는데 포터에는 나무가지와 꽃들이 실려오더군요.

    물탱크를 가리기 위해서 손수 키우시던 꽃들과 나무가지들을 잘라오셨던 거예요.

    그걸 저한테 주시더니

    "자! 올라가!"

    "넵!"

    참 재밌었네요.

    이걸 준비하는 날에 서로 웃음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이렇게 세상에 하나뿐이였던

    "박정수 & 김소희" 결혼식

    2019. 05. 11 

    우린 "가족" 이 되었습니다.

     

    세번째 이야기는 자연스레 "결혼식" 날에 대해 흘러가야겠네요.

     

    - 언젠가는 이 글을 보게 될 너에게 남기는 두번째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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