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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의 일상 - 테라스 홈파티

     

    테라스 홈파티라 하니 어딘가 거창한 면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달리 표현할 단어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달리 표현해봐야

    "친목"

     

    집으로 초대한 친구들은 오래된 내 친구들이다.

    아저씨들이 내 오래된 친구들인데,

    그렇다고 해서 와이프들을 몰랐던 것도 아니다.

    어릴 때부터 알고 있었고, 두 와이프 들도 다 초등학교, 고등학교 동창들이다.

    그러니 어릴 때부터 봐와서 지금은 "친구 와이프" 보다 그냥 "친구"가  되어버렸다.

    (이 무리에 한커플이 더 있지만, 이 날 못 왔다.)

     

    모임의 "왕" 은 아이들이다.

    지유와 지안

     처음에 계획한 지안이 입맛에 맞춰 해산물, 생선구이, 대하 & 회를 준비했다.

    생선처럼 비릿한 것을 좋아한다더라. 4살 꼬맹이가.

     

    그래서 지안이네와 우리는 일찍이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만나

    가리비, 대하, 전어, 농어를 샀다.

    사기 전에 이리저리 둘러보면서 해산물, 각종 생선들, 낙지 등등 여러 가지 들을 지안이에게 보여 줄 겸

    노량진에서 같이 만난 것도 있다.

     

    아쉽게도 그 사진이 없다..

    이쁜 내 조카 사진이... 아오

     

    애들을 위해 얼른 난 가리비와 대하를 굽기 시작한다.

    저기 뒤에 있는 파라솔을 잘 봐줘라. 황당한 일이 나중에 일어난다.

    시간에 따라지는 햇빛에 맞춰 파라솔을 저렇게 위치를 바꿔 줘야 한다.

    안 그러면 마주 보고 있는 사람들은 눈이 부시고 햇빛도 뜨거워 제대로 즐길 수가 없다.

     

    저렇게 열심히 굽고 있는 와중에 숯을 더 가지러 가는 사이에

    짧은 외마디가 들린다. 비명도 아니고

     

    "어?!"

     

    "왜?"

     

    "파라솔.."

     

    "엥? 어디 갔냐?" 

     

    "떨어졌어.."

    양쪽 건물에 걸쳐있어 떨어지지 않았다.

    한 번도 떨어진 적이 없기에 너무 안심하고 있었나 보다..

    이날 두 번이나 떨어졌는데 저때가 두 번째이다.

    놀래 내려가니 다행히도 주차장에서 "탁구"를 하고 계시던 노부부들이 거주하고 계시는 집이다.

    주말이라 집에 사람이 없으면 어쩌나 싶었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노부부님들이 계셨다.

    얼마나 황당하셨을까...

    집에 들어가는 것은 꺼려하시는 거 같아 대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고

    할아버님이 꺼내 주셨다.

    그저 감사하다는 말 밖에는 드릴 말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감사하다.

    저 파라솔이 저기가 아니라 바람에 날려 다른 곳으로 날아갔다면

    거기에 사람이 지나가고 있거나, 

    주차되어있는 차에 떨어졌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렇게 날아간 파라솔을 주섬주섬 가져와

    마지막으로 폈다.

    내가 삐딱하게 앉아 있는 이유가 오른발로 파라솔 봉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혹시나 또 떨어질까 봐.

     

    저 상태로 해가 질 때까지 먹고 놀았다.

    지안이가 먹는 잔은 쏘맥잔.

    남편들보다 부인들이 흥이 많다

    어릴 때(20대)는 술 먹다 말고 노래 틀어놓고 서로 춤도 췄다. 

    정말 흥이 많다.

     

    이렇게 애들부터 어느 정도 밥을 먹이고 나면

    이제 우리들 시간이다.

     

    아이들은 돌아가면서 서로 놀아주지만 자기 네들끼리 텐트 안에서 잘 논다.

    텐트 하나 놔줬을 뿐인데 텐트 안에서 뛰어놀고

    장난감 갖고 놀고 알아서 잘 논다.

    우린 중간중간에 슬쩍 가서 호응해주면 된다.

    그럼 정말 세상 행복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는데

    그 웃음소리가 날 너무나도 기분 좋게 만든다.

    이 때문에 다음번 애들 왔을 땐 뭘 해줄까.

    뭘 해주면 좋아할까.

    라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된다.

     

    해가 지면 이제 점점 분위기는 점점 더 불타오른다.

     

    분위기가 좋아서 그런지 

    떠온 농어회도 맛이 아주 좋았고,

    대하도 아주 맛깔나게 잘 익어 다들 좋아했지만,

    전어 구이는 실패.

    다음번엔 고등어 나 삼치를 해봐야겠다.

    숯불 생선 구이를 찾아봐도 

    고등어와 삼치가 만만 하다고 하더라.

     

     

    사장님. 시마이 합시다.

    이제 소세지를 끝으로 나도 불 앞에서 퇴근이다.

     

    이제 저기에 장작(참나무)을 태우기 시작하는데

    참나무가 타는 소리와, 올라오는 불꽃들을 바라보면

    술맛은 배가 된다.

    사실 이 날, 황고네는 올해 들어 처음 봤다.

    연락은 하고 지냈지만 코로나 때문에 선뜻 만나자고 못했다.

    우리들만 있으면 상관없지만,

    밖에서 만났다가 괜히 병균들을 갖고 집에 가 애들한테 피해가 갈까 봐

    만나자고 못하겠어서 만나지 못한 이유가 크다.

     

    하지만, 뭐 크게 상관있으랴.

    재밌게 먹고 놀다 가면 되지.

     

    아이들은 빔 프로젝터 앞으로가 엄마와 아빠들에게 자유시간을 줬고

    우리는 달리기 시작해

    그대로 집에서 뻗어 버렸다.

     

     

    아무래도 우리집이 아지트가 된 것 같다.

    다음 파티 날이 이미 잡힌듯하다.

    내 동의 따윈 필요 없다.

    지들 멋대로다...

     

     

    12월 최 & 소희 생일 파티를 할 것으로 보이고

    연말 망년회도 우리 집에서 할 거 같고

    11월에도 한번 쳐 들어 올것으로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불길한 느낌은 빗나가는 일이 없던데...

    나도 모르겠다.

     

     

    언제나 네 편이 돼줄 삼촌 & 이모 들이란다.

    삼촌과 이모들은 분명히 널 많이 사랑하고 위해 줄 거야.

    그리고 지유와 지안이도 누나, 언니로서 널 많이 이끌어 줄 것이고.

    얼른 파티의 일원으로써 재밌게, 엄청 신나게 같이 놀자.

     

    - 언젠가 이 글을 보고 있을 너에게 남기는 열한 번째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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